경기가 침체되면서 구내식당 이용자가 부쩍 늘었다. 아워홈 CJ푸드시스템 등 단체급식업체들이 운영하는 사업장(구내식당)에는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10% 가량 많은 고객이 찾아오고 있다. 점심식사비라도 아끼려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단체급식업체 아워홈이 최근 자사가 운영하는 서울지역 3개 단체급식사업장의 올해 1·4분기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10% 늘었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대기업 A사 구내식당의 경우 이달 중 일평균 이용자 수가 3천5백4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종로에 있는 제조업체 B사 구내식당의 일평균 이용자 수도 6백70명에서 8백명으로 9% 늘었다. B사 구내식당에서 만난 이 회사 직원 K씨는 "회사 밖에 나가 점심을 먹으려면 적어도 5천~6천원은 줘야 하지만 구내식당에서는 2천~3천원이면 충분하다"며 "요즘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에 낮잠을 자곤 한다"고 말했다. CJ푸드시스템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지역 구내식당들도 마찬가지.3월 전반기(1∼15일)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7∼11% 증가했다. 영등포에 있는 유통업체 C사 구내식당의 경우 이 기간 이용자 수가 6천7백10명으로 1년 전보다 11% 늘었다. 삼성에버랜드 유통사업부의 경우 지난 1∼2월 단체급식 기업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증가했다. 특히 에버랜드 직원식당(14%)과 삼성카드 CRM센터(16%) 등 여직원이 많은 일부 사업장에선 15%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에 처했던 98년 1·4분기에도 단체급식 업체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50% 늘었었다"면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면 점심식사비라도 아끼려고 구내식당을 찾는 소비자가 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