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사건 핵심인물로 꼽혀온 이석희 전 국세청차장이 지난 19일 국내로 송환되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서적을 소지, 탐독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이씨가 가져온 2개의 가방에 담긴 소지품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철학 등을 소개한 책자와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3년2개월간 양심수 생활을 했던 황대권씨의 옥중서간을 묶은 `야생초 편지'가 포함돼 있었다. 이씨가 가족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야생초 편지' 등 책자는 장기간 감옥생활을 했던 저자의 이력으로 볼 때 이씨가 이미 구속수감될 것을 예상, 마음의 준비 차원에서 책을 가져온 것 아니겠느냐는 게 검찰 관계자의 추측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미국에 있는 동안 새 정권이 탄생한 만큼 이씨가 노대통령관련 서적을 갖고 있는 걸 보니 향후 공판 등에 대비, 현 정부의 성격부터 파악하려는 '전문가'다운 면모와 기질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씨는 또 작년 2월 미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1년1개월 가량 미국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식사 등 문제로 상당한 고통을 받아온 사실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검찰에서 `매끼 빵으로 식사하느라 복통이 생기는 등 건강이 나빠진 상황에서 인도재판이 장기화돼 국내송환을 결심했다'며 귀국 배경의 일단을 소개했다. 이씨는 체포절차가 진행된 뒤 송환되는 도중 비행기 기내식으로 나온 비빔밥을 `매우' 맛있게 먹었다고 수사팀은 전했다. 이씨는 지난 98년 8월 자신이 미국으로 도피한 상황에 대해 "당시 모 대학 겸임교수로 위촉돼 강의를 준비하던 중 모 기업의 대선자금 제공 보도를 보고 내게까지 수사가 미칠 것으로 생각해 출국했다"고 진술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