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폭격은 국제금융 및 원자재시장에서는 '축포'였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개시된 20일 세계 증시는 치솟고, 유가는 급락했다. 단기전에 대한 기대는 고조되고,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운 불확실성이 포성과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6억달러규모의 뮤추얼펀드를 운용중인 월가의 펀드매니저 알렉스 무롬쉬는 "터널끝의 불빛이 보인다"고 환호했다. 이날 시장의 모습은 12년전 걸프전의 재판이다. 1991년 1월17일 다국적군의 이라크 공격이 개시되자 국제유가는 배럴당 31달러에서 22달러로 폭락하고, 세계증시는 3~5% 급등했다. ◆ 전쟁랠리를 즐긴 증시 =이날 개장초 강세를 보이던 아시아증시는 전쟁개시와 함께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 1%의 상승세로 출발한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개전과 함께 상승폭이 2.2%로 확대됐다. 후장들어 증시가 차분해지면서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전쟁랠리는 3일째 지속됐다. 아시아의 주가상승은 자동차 전자 등 수출주에 의해 주도됐다. 전쟁이 속전속결로 끝나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였다. 앞서 19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연속 6일째 상승해 7,500선에서 8,200선으로 올라섰다. 이 기간중 다우지수 상승률은 9.5%(7백13포인트)에 달했다. ◆ 20달러대로 붕괴된 국제유가 =전쟁을 가장 반긴 곳은 석유시장이었다. 전쟁개시 전날인 19일 뉴욕시장에서 이미 배럴당 29달러선으로 급락한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20일 첫포성과 더불어 장외시장에서 1.75달러가 더 하락, 배럴당 28.13달러로 밀려났다. 3개월만의 최저치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올들어 가장 높았던 2월27일의 39.99달러에 비해 지난 3주동안 11.1달러(28%) 급락했다. 이달초 배럴당 31달러대였던 두바이유가는 이날 25달러선에서 움직였다. ◆ 등락속 강세 유지한 달러 =전쟁개시와 함께 달러가치는 1백20엔 초반에서 1백19엔 후반으로 소폭 밀려났다. 부시 미 대통령이 개전을 선언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될수도 있다고 언급한 탓이다. 그러나 달러가치는 최근 1주일간 4엔(3.5%) 상승, 세계주가와 함께 전쟁랠리를 즐겼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