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라크전쟁 미국의 힘..黃炳茂 <국방대 교수.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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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 등 연합군의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서막으로 제2차 걸프전이 시작되었다.
세계 이목은 다시 이라크전쟁으로 쏠리면서 전쟁 추이와 결과 및 국제적 파장에 모아지고 있다.
제1차 걸프전 목적이 쿠웨이트를 불법 점령한 이라크군을 몰아내는 데 뒀다면,제2차 걸프전 목적은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축출한 뒤 새 정부를 수립하고,후세인 정부가 보유한 대량살상무기와 그 잠재력을 완전히 파기하는 데 두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전쟁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세밀한 군사 공격작전 계획을 세웠다.
개전 초 미군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은 대규모 공습과 특수전으로 이라크군의 군사 대응력을 무력화시킨 뒤 남 북 서쪽으로 보병 기갑부대가 진격,후세인을 축출하는 작전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쟁에는 △영국 등의 다국적군 30여만명 △6개 항모전단 △전투기 1천2백여대 △탱크 장갑차 1천5백여대 등 압도적인 화력과 고성능 정밀 유도무기 등 첨단장비가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군은 공격군에 비해 아주 열세다.
제1차 걸프전 이후 이라크군은 요격기에 의한 방공역량의 강화를 포기하고 지대공미사일과 방공포 중심의 방공군을 확충해 왔지만,지대공미사일 발사기 수는 걸프전 당시의 절반도 안되는 5백여기에 불과하다.
지상군은 약 25만명으로 추정되지만,북쪽 쿠르드족과 남쪽 시아파 반란에 대비해 주로 국경지대에 분산 배치돼 있다.
육군부대원들은 장비가 보잘 것 없고 사기도 떨어져 후세인 정권에 대한 배반과 투항을 권하는 심리전에 취약하다.
미국은 반전 분위기의 확산을 차단하고 경제적 파급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짧게는 4주, 길게는 6주의 속전속결을 통한 단기전을 시도하고 있다.
단기전의 변수는 바그다드 주변에 배치된 6개 사단,8만명에 이르는 공화국 수비대의 저항의지와 능력이다.
이 수비대는 후세인의 직할 조직이다.
그 중에서도 특별공화국수비대는 후세인과 같은 티크리트지방 출신자로 구성돼 있는 부대다.
이 부대는 생물·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공격군은 이라크군의 생화학무기의 파괴에 신형 전자무기를 사용할 것이며,만일에 대비해 화생무기 방호복을 착용하고 전투에 임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공격자 입장에선 공화국수비대를 궤멸하고 바그다드를 점령해 후세인의 신병을 확보하기까지는 많은 불확실성이 따른다.
후세인이 망명하지 않고 인간방패를 조직,시가전에 대비하면서 공화국수비대와 결사항전을 시도할 때 전쟁의 정치적 군사적 부담은 커지며 전투의 장기화도 배제할 수 없다.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전쟁은 평화를 보전하기 위한 수단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이 바라는 평화는,선언한 전쟁의 목적에 나타나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평화를 만드는 대가는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한다.
전쟁은 문명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에서 무고한 시민이 대량으로 살상돼서는 안된다.
이라크 요르단 및 시리아 국경에 설치되고 있는 난민수용소는 대량난민의 고통을 최대로 덜 수 있어야 한다.
제1차 걸프전 때에는 이라크군이 퇴각하면서 쿠웨이트 유전에 불을 질러 불길을 잡는데 9개월 이상 걸렸다.
우리는 이번 이라크전의 개전이유와 방법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9·11테러를 겪은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미국의 본토 공격은 물론 테러조직에 이전될 때 미국인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악의 무기로 보았다.
그러나 악의 위협을 제거하는 방법 면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개전에 앞서 안보리 동의와 이라크가 무기와 미사일을 스스로 해체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해 줄 것을 바랐다.
미국은 이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미국의 이라크전은 어느 전쟁보다 국제적 지지가 약하고,외교적 수단을 소진하지 않고 개전한 전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김정일 정권은 미국이 볼 때 악의 위협이다.
이러한 위협이 이라크식으로 해결되지 않도록 우리 국민 모두의 지혜를 모으고 국론을 통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전쟁이 우리의 에너지수급과 수출입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bmhwang@knd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