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은행권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은행들은 일시적으로 자금애로를 겪을 수 있는 거래기업이나 중동지역 수출기업들에 특별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중동지역 파견 직원들의 안전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 기업 유동성 지원


산업은행은 거래기업들의 유동성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특별자금 5천억원을 신규 지원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운영자금은 장기 대출로 전환해주기로 했다.


또 올해말까지 돌아오는 시설자금은 3년 이내로 만기 연장해줄 방침이다.


아울러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어음대출 기준금리도 종전의 연 5.1%에서 연 4.9%로 0.2%포인트 내렸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금경색 징후를 보이는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3천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중동지역에 수출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환어음 매입분에 대한 기간연장과 입금 지연이자 감면, 부도처리 유예, 무역금융 융자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중동지역 수출기업이 전쟁발발로 인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경우 대출기간을 연장해 주고 자금회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엔 대출한도를 증액 지원하는 한편 만기연장 부도유예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중동지역에 플랜트 또는 대형 건설공사를 수주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지 금융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원유 또는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체들에 우선적으로 필요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이라크전 상황전개에 따라 일시적인 자금애로를 겪는 수출기업이나 내수기업을 선별 지원하고 중동지역 관련 수출환어음 등 선적서류를 매입하는 경우 수출대금 만기연장을 통해 국내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우리은행도 중동지역과 거래가 있는 기업이 자금난을 겪을 것에 대비해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강구중이다.



◆ 직원 안전대책 강구


은행들은 중동지역 지점 등에 나가있는 직원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바레인 지점에 나가 있는 직원 가족을 서울로 대피시킨데 이어 사태가 악화될 경우 직원 6명에 대해서도 런던으로 철수령을 내릴 계획이다.


외환은행도 전쟁이 확대되면 바레인 지점 직원 4명을 사우디의 두바이로 이동시켜 중동지역 영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 외화 유동성 점검


국제금융센터(소장 김창록)는 20일 시중은행 국제금융담당 임원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전쟁개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변화에 은행들이 기민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국제금융 전문가 10여명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외화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이 은행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외화조달 등 유동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시장변동에 따른 시나리오별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세웠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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