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16
수정2006.04.03 12:17
"하나 둘 셋 넷…"
서울 중구 남대문로 4가 알파빌딩 4층 대표이사실.전국에 2백98개 체인점을 두고 있는 국내 최대의 문구유통업체 알파문구를 이끌고 있는 이왕재 사장(48)은 틈만 나면 힘찬 구령과 함께 맨손체조를 실시한다.
목과 팔,다리,허리운동을 하면서도 시선은 한쪽에 고정돼 있다.
3개 매장에 걸쳐 4백50평에 달하는 남대문 본점 내부를 보여주는 28개의 모니터를 통해 혹시 단골 손님이 찾아오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남대문 본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하루 평균 2천7백∼2천8백명.이중 10여명은 이 사장의 친형인 이동재 회장(56)과 함께 지난 71년 6평 규모로 창업했던 알파문구를 30여년간 다녔던 사람들이다.
이 사장은 이들이 방문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매장으로 달려나가 반갑게 맞는다.
이 사장은 오래간만에 찾아온 고객들로부터 "새 사람이 됐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배와 엉덩이가 툭 튀어나왔던 몸매가 '홀쭉이'로 변했기 때문이다.
신장 1백63㎝인 이 사장의 체중은 지난 73년부터 87년까지만 해도 83㎏에 달했다.
"일이 너무 많아 오후 10시가 넘어 저녁을 먹었던 때도 많았습니다.
냉면 그릇에 가득 담긴 밥을 먹으면서도 숨쉬기 외에 운동을 안했죠.졸립고 피곤한 상태가 계속됐습니다."
이래서는 몸도 회사도 잃을 것이라고 이 사장은 판단했다.
결단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지난 87년부터 새벽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4년여 만에 67∼68㎏으로 줄였다.
지금도 이같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 사장의 기상 시간은 오전 5시.마루에서 20분간 맨손체조로 몸을 푼다.
새벽에 배달된 신문을 읽고 인근 학교로 직행한다.
30∼40분 동안 운동장을 12바퀴가량 뛴다.
이뿐만 아니다.
1주일에 한번 꼴로 오후 4시쯤 사무실 뒤편의 남산을 올라간다.
10여분간 체조로 몸을 풀고 순환도로를 뛴다.
7㎞쯤 달린 뒤 5시쯤 사무실로 돌아온다.
"매장 확장을 위한 인테리어 공사로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매일 밤 10시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만약 달리기와 맨손체조를 게을리했다면 벌써 병원에 실려갔을 것입니다."
퇴근한 뒤에도 이 사장은 편하게 앉아 있기를 거부한다.
맨손체조를 하면서 TV 마감뉴스를 보거나 선 채 경영이나 경제 관련 신간 서적을 읽는다.
"2백40여명의 직원들에게 늘 강조합니다.
당신들의 건강이 제 기쁨이자 희망이자 회사의 자산이라고요."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