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환경보호주의자들은 3R(Reduce,Reuse,Recycle)를 주장해왔다.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덜 쓰자는 논리다. 그러나 '요람에서 요람으로'(김은령 옮김,에코리브르,1만5천원)의 저자 윌리엄 맥도너와 미하엘 브라운가르트는 덜 생산하고 덜 쓰고 덜 버리는 '생태적 효율성'은 그저 환경을 조금 덜 파괴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덜 나쁜 방식'이지 좋은 방식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신 저자들은 '생태적 효과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효율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산업과 시스템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과 시스템을 광범위하게 개선해 세상에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자는 주장이다. 이른바 '완전 재생'이 가능하게 하자는 것. 예를 들어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소모하는 물을 스스로 정화시키는 나무와 같은 건물을 짓자고 말하는 식이다. 저자들은 이같은 주장의 실천방식 중 하나로 이 책을 나무가 아닌 플라스틱 수지와 무기화합물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종이는 방수가 되고 보존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똑같은 질의 종이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현재는 기존 책을 만드는 것보다 7∼8배의 돈이 더 들고 제작기간도 3배나 더 걸리지만 3∼5년 사이에 일반 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저자들과 출판사의 설명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