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지난해 전반적인 세계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한국은행이 전망한 6.2%를 웃돌았고 1인당 국민소득(GNI)도 1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미·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내수소비 둔화 등이 겹쳐 경기불황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1·4분기 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기대 밖의 성적표 분기별로는 지난해 4·4분기 성적이 돋보였다. 한은은 4·4분기중 6.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추석연휴가 3·4분기에 있어 상대적으로 조업 일수가 늘어난 데다 태풍과 장마로 인한 피해복구 건설사업과 생산활동이 4·4분기에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내수에서 수출로 옮겨갔다. 소비와 투자를 합친 내수의 최종수요 기여율은 1·4분기 84.3%였으나 4·4분기에는 20.3%로 떨어졌다. 반면 1·4분기 10%대에 머물던 수출 기여율은 4·4분기 79.7%로 올라갔다. ◆국민소득 1만달러 재달성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대에 올라선 데에는 환율도 한 몫 했다. GDP가 전년도보다 증가한 데다 원화가치가 연평균 3.1% 올랐기 때문이다. 달러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은 1천달러 가량(11.3%) 늘어났는데 이중 3백달러는 환율 덕분이었다. ◆저축률은 떨어져 지난해 연간 총저축률은 29.2%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19년만에 최저수준이다. 한은은 저축률이 투자율보다 높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저축률 하락 속도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성종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에 급격히 떨어진 저축률은 3·4분기에 전년도 수준으로 회복했고 4·4분기에는 오히려 상승했다"며 "그러나 10대와 20대의 저축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우려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