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투자하십시오" 이라크전쟁 발발 이틀째인 21일 노무현 대통령은 세계 유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투자세일즈"활동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한국에 진출해 있는 CEO 16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대한투자들 촉구하고 나선 것.이는 이라크전의 불똥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것을 조기차단시키고 외국인투자자들의 대한투자 불안심리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예정보다 1시간 이상 길어질 정도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는 것이 외국 CEO들의 전언이다. ◆노 대통령의 '투자세일즈'=노 대통령은 간담회 내내 향후 달라질 투자환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이라크 전쟁,북핵문제,새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훌륭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또 "한국에서 기업하는데 겪는 불편을 말해주면 제도하는데 반영하겠다"며 적극적 자세를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규제완화를 비롯한 투자환경 개선,북핵 문제 해결 등 각종 선물보따리를 풀어보였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투자환경이 좋아질 것"이라며 "투명한 경영과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자유시장,원칙과 신뢰가 통하고 예측가능한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노사문제와 관련해서도 자신의 중재성과를 거론하며 "한국의 노사문화와 시스템은 대결과 투쟁에서 대화와 타협의 문화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전쟁가능성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전쟁이나 그와 유사한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이들의 우려불식에 진력했다. ◆외국 CEO,'노동시장과 세제개혁'요구=외국인투자자들은 세무,노사관계 등에 대한 불편을 해소해줄 것을 건의했다. 에릭 닐슨 볼보건설기계 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회사의 인력 감축과 관련해 가장 엄격한 법률을 채용하고 있다"며 "외국기업들이 한국투자와 추가 인력채용을 망설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2년간 파견근로 후 정식직원 채용 의무화를 추진중인 노동부 방침에 우려를 표명했다. 장자크 그로하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소장은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하다보니 입지 환경 노동 등 각 분야에 규제가 많고,법률및 각종 행정관행 등에도 익숙지 않아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며 "영국 등에서 시행중인 원스톱서비스를 도입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레니 맹 월마트코리아 사장은 "한국이 동북아 허브국가가 되기 위해선 세제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면서 "특히 고율의 세제,불공평 과세,복잡한 세제 등은 시급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다카스기 노부야 서울저팬클럽 이사장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을 촉구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