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케팅 기법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내수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지만 아이디어 싸움에서 밀리면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근 두드러진 흐름은 맞춤 마케팅이다. 고객의 성별 나이 직업 등을 세분화해 이른바 '타깃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자동차업계에서 이미 고전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이같은 타깃이 훨씬 세분화되고 특히 여성이나 젊은 세대에 초점을 맞춘 기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마케팅 기법도 나오고 있다. 대우차판매는 최근 길거리에서 마치 택시를 잡는 것처럼 갑자기 시승을 해보게 하는 기발한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풍(女風)이 분다' 현대자동차는 이달초 여성 전용으로 개발한 뉴EF쏘나타 엘레강스 스페셜 모델을 내놓았다. 개발 초기부터 여성의 모든 욕구를 파악하고 연구해 설계했으며 색깔은 우아함을 자아내는 '퀸스 베이지'를 선택했다. 노란색 계열의 우드그레인과 하얀색 계통의 계기판을 적용해 여성스런 내부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야간에도 화장이 가능한 조명 적용 화장거울을 달았다. 핸드백(쇼핑백) 걸이와 눈부심을 막아주는 솔라 콘트롤 글래스도 여성을 위한 편의 사양이다. 임종헌 판매기획팀 부장은 "남자 명의로 구입하는 차들의 상당수는 실제 여성들이 운전자인 경우가 많고 색깔이나 사양을 선택할 때도 여성들이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백화점 쇼핑몰의 명품 제공 등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8년 국내 최초로 여성 전용차 라노스 줄리엣 모델을 선보였던 GM대우차도 라세티에 여성을 위한 각종 편의 사양들을 채택하고 있다. 여성의 체격이 남성보다 작다는 점을 감안해 스티어링을 상하는 물론 앞뒤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고 조수석 의자에 각종 여성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선글래스 홀더, 쇼핑 훅, 습도 센서 등도 장착돼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SM5의 여성 구매비율이 21%로 지난 98년(12%)보다 훨씬 높아짐에 따라 SM3 광고 캠페인을 남성편과 여성편으로 나눠 내보내고 있다. 또 차량 개발단계에서 여성 엔지니어를 기용해 남성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보완하고 있다. '뭐 좋은 아이디어 없나' 대우자동차판매는 20일부터 길거리에 무려 2천대의 시승차를 깔았다. 차종은 라세티. 전국 6백여개 영업소에 깔려 1년동안 운행된다. 규모도 놀랍지만 시승 방식이 더 참신하다. 기존 시승행사처럼 영업소를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시승용 차량을 표시하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도로를 주행중인 시승차를 누구든, 언제든지 세울 수 있다. 이 회사 권호준 전무는 "구매 계약을 하기 전에 꼭 시승을 해봐야겠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라며 "앞으로 1년동안 총 1백80만명이 시승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8만명 정도가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도 자동차 경주대회와 연계된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다. 4월부터 연말까지(8,12월 제외)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에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클릭 스피드 페스티벌'을 개최키로 한 것. 이 대회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으며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튜닝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