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증시] 日 대형은행 주식평가손 5兆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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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결산을 앞둔 일본의 대형은행과 생명보험사들의 주식평가손실이 수조엔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라크 전쟁과 함께 도쿄증시를 강타할 또 하나의 초특급 태풍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쿄증시는 이라크 전쟁 첫날인 지난 20일 닛케이평균주가가 1백44.01엔 오른 8천1백95.05엔에 폐장되면서 전쟁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양상을 보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악재가 주가에 이미 반영된데다 전쟁이 단기로 끝날 것 같다는 관측이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증시 펀더멘털에 변함이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후 연휴(21일 춘분의 날로 휴장)가 끝난 후 문을 여는 24일 이후 주가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국제 정세 외에 증시에 직격탄을 날릴 최대 악재로 주식평가손실을 꼽았다.
다이와종합연구소 추산에 따르면 대형은행들의 주식평가손실은 3월 한달 동안의 닛케이평균주가를 8천1백엔으로 잡을 경우 5조8천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시가회계 방식에 따라 보유주식 값을 시가로 평가한 뒤 장부상 손실을 털어 내야 한다.
따라서 주식평가손실은 불량채권 처리손실과 함께 영업수지를 압박, 은행들을 모두 적자 수렁에 밀어 넣고 해당 은행들의 주가 하락과 함께 금융시스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려하고 있다.
은행과 함께 증시의 기둥 역할을 해온 생명보험사들의 주식평가손실도 급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평균주가가 최근과 같은 수준에 머물면 10개 대형 생보사들은 3월 결산에서 2조엔의 주식평가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요코야마 신이치 생보협회장은 최근 "장기적 관점에서 계약자 자산을 운용하는 생보사들에게 주식평가손실은 치명적 타격"이라며 "시가회계기준의 일률적 적용은 현 상황에선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도쿄증시의 주가하락이 국제 정세등 외적 요인보다 금융시스템 불안이라는 내부 요인에 더 좌우됐던 게 사실이라고 주장한 뒤 단기 오름세에도 불구,향후 장세를 낙관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오키나 유리 수석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되면 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서고 금융시스템 불안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이코노스미트는 "미국 주가가 폭락하고 달러 값이 떨어지면 엔고에 직면할 일본에서는 투자자금이 대거 빠질 공산이 크다"며 "주가는 6천엔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