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19
수정2006.04.03 12:20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백화점협회는 이달부터 매월 "이달의 우리 명품"을 선정해 발표한다.
외국 명품(名品)에 버금가는 한국 명품(明品)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명품심사위원회는 백화점 바이어들이 추천한 패션상품 및 소비재상품을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를 실시,매월 5~10개의 명품을 뽑는다.
첫회인 이달에는 감성캐주얼 부문 "우리 명품"을 선정했다.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에 나온 기존 브랜드와 올 봄.여름 시즌에 나온 새 브랜드를 구분해 심사했다.
그 결과 기존 브랜드에서는 "멤버할리데이" "잭앤질" "콕스" 등 3개 브랜드가,새 브랜드에서는 "애스크" "흄" 등 2개 브랜드가 선정됐다
선정된 명품은 한국경제신문 지면과 백화점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유통저널에 동시에 소개된다.
콕스(C.O.A.X)
닉스인터내셔널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콕스"는 런칭 직후 캐주얼 부문에서 "무서운 아이"로 급부상한 브랜드다.
이른바 "감성 캐주얼"시대를 활짝 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콕스의 강점은 캐주얼의 장점인 편안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중성적.남성적 느낌을 가미한 개성있는 디자인을 제시한다는 것.
캐주얼은 "편한 대신 재미없는 옷"이라는 관념을 깨고 "멋내는 재미"를 주면서 개성을 추구,신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공격적이고 튀는 마케팅도 "콕스 돌풍"에 힘이 됐다.
국내 스타와 외국인 모델을 동시에 내세우기도 했고 로고인 76을 활용해 숫자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캐주얼의 신화로 자리매김한 "지오다노"에 버금가는 매출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금도 "콕스풍"의 브랜드들이 잇따르고 있다.
잭앤질(JACK&JILL)
"의류"와 "패션"은 다르다.
의류가 "옷가지"라면 패션은 "문화"와 "의미"를 담고 있는 "가치"다.
지난해 출범한 잭앤질은 "뉴욕"이라는 문화코드를 적절히 담아낸 브랜드 컨셉트가 주효해 "명품"으로 꼽히게 됐다.
뉴요커 스타일을 내세운 트렌디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흑백 광고 비주얼,도시풍의 세련된 이미지...
이런 특성이 신세대 도시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잭앤질은 올해도 순조로운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롯데 본점,현대 본점 등 전국에 9개 매장을 추가했다.
잭앤질에서만 즐길 수 있는 뉴욕 스타일로 제품과 문화를 함께 구매하는 만족감을 주겠다는 게 회사측 얘기.
스포츠신문에 잭과 질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러브스토리를 연재하는 등 입체적인 브랜드 전략도 펼치고 있다.
멤버할리데이(MEMBER HOLIDAY)
캐주얼은 자칫 "몰개성화"의 우려가 있다.
멤버할리데이는 이같은 캐주얼의 한계를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돌파하며 "스타일링"이 가능한 "패션캐주얼"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평이하고 진부해지기 쉬운 유행감각을 대중적으로 표현한 독특한 디자인이 강점.
알렉산더 맥퀸,도나 카렌,게스진 등 세계 유명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사이몬 언글레스를 수석 디자이너로 영입,세계 패션계의 새 트렌드를 발빠르게 녹여내는 것이 경쟁력이다.
올해는 탤런트겸 가수 안재모를 전속모델로 기용해 스타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브랜드파워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애스크(ask)
올 봄 새로 선보인 애스크는 "유니섹스 캐릭터 캐주얼"을 표방한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도 딱딱하고 권위적인 정장보다 감각적이고 부드러운 캐주얼을 선호한다는데 착안한 브랜드.
남녀 구분 없이 원하는 스타일을 골라 입을 수 있다.
디자인의 핵심은 "예술정신".
섬세한 그래픽이나 낭만적인 디테일들이 회화적인 분위기와 맞춤옷처럼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상품군을 내추럴 라인,로맨틱 라인,트렌드 라인,럭셔리 라인 등 4가지 테마로 구분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는 것도 강점.
감성캐주얼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포부가 예사롭지 않다.
흄(Hume)
올해 새로 런칭된 "흄"은 "인간적인 캐주얼"을 표방한다.
브랜드 이름도 "휴머니즘(Humanism)"과 "허밍(Humming)에서 따왔다.
옷을 입는 사람 개인개인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행성보다는 자연스럽고 편하고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캐주얼의 키워드인 "베이직"을 유지하되 신세대의 개성에 맞는 "현대감각"을 적절히 풀어낸다는 게 브랜드 컨셉트.
편안하면서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소프트 스포티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겠다고 회사측은 말한다.
타깃은 10대후반부터 20대중반.
하지만 30대 중반까지 커버할 수 있는 폭넓은 감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탤런트 최불암씨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웃음을 내세운 광고 비주얼도 편안하면서도 개성있는 이미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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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品과 明品
명품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는 고급 브랜드 상품을 "프로뒤 드 뤽스(Produit de luxe)"라고 한다.
영어로는 "럭셔리 굿즈(luxury goods)"이다.
두 단어에서 보듯 명품의 어원은 "룩스"(lux,빛)이며 명품이란 용어에는 "빛을 발하는 격조 높은 물건"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단순히 "유명한 상품"을 뜻하는 명품(名品)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이에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백화점협회는 "이달의 우리 명품"에 "밝을명"(明)이 들어간 "명품(明品)"이란 용어를 쓰기로 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