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기고) 佛, 中東기득권 지키려 이라크戰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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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아탈리 < 佛 미래학자 >
지난 한 세기 역사는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의 연속이었다.
1차 세계대전의 주요 배경 중 하나도 중동의 원유였다.
미국은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전쟁에 참전했다.
또 1928년 세계 8대 석유메이저들의 카르텔 구축은 대공황을 유발시켰고 이어 2차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이라크 문제는 특히 전략적이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와 앵글로 색슨 국가는 1차대전 이래 이 지역의 거대한 유전 장악을 위해 싸워 왔다.
프랑스는 1916년 중동 지역을 재분할한 사이크-피코(Sykes-picot) 비밀협약으로 이 지역에서 일부 기득권을 얻어냈다.
하지만 거의 1세기가 지났는 데도 아직도 중동은 세계 에너지 확보경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이라크에는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거대한 원전이 있다.
이라크 땅 밑에는 약 1천1백3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프랑스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는 중동 지역의 기득권을 지키자는 것이고 미국은 이를 빼앗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이라크전이 세계 에너지 소비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끝난다면 원유가는 한동안 떨어지고 얼마 후 조금의 반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이라크전이 화염에 휩싸인다면 원유가는 순식간에 여섯배로 급등할 것이다.
이는 결국 전세계를 불행하게 만드는 오사마 빈 라덴의 예언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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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초대 총재를 지낸 자크 아탈리가 렉스 프레스지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강혜구 파리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