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이라크 "어린이 등 민간인 사상자 속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항은 23일 연합군의 이틀에 걸친 대규모 공습으로 사상자가 속출, 아비규환의 생지옥을 방불케 했다.
또 미국의 바그다드 진격소식이 전해지자 이라크군은 시내 곳곳에 진지를 구축하며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선이 확대되면서 안전사고로 인한 연합군 희생자가 늘고 있고, 종군 기자들의 희생도 잇따랐다.
한편 미.영 연합군의 공격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이 예상 외로 길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 국민들을 긴장시켰다.
.'충격과 공포'로 불리는 연합군의 융단폭격 이후 이라크 주요도시는 불지옥으로 변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바스라에 대한 미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77명이 숨지고 3백66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민간인 사상자들은 집속(集束) 폭탄에 의해 희생됐다"고 밝혔다.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피해를 공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대공습이 있었던 날 바그다드의 알 무스탄사니야 대학병원에만 1백1명이 입원했고 병실 곳곳은 환자들의 신음소리로 지옥 같았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개전 후 첫 주말인 22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전시내각 회의를 주재, 이라크전 상황과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전쟁이 계획보다 길고 어려워질 수도 있다"면서 "전쟁이 시작된 지금 그 기간을 제한하는 유일한 길은 결정적인 무력을 사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합군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공군기 1대가 22일 미군이 발사한 요격 미사일에 맞아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영국 공군기가 임무를 마치고 귀환중 실종됐으며, 아마도 쿠웨이트 국경지역에 배치된 미군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맞아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북부에 주둔중인 미 제101공중강습사단(AAD)에서는 한 병사가 캠프내 막사에 수류탄을 던져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날에는 영국 해군 헬리콥터가 추락해 영국군 6명과 미군 1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21일에도 미 해병대 소속 수송 헬기가 기체결함으로 떨어져 연합군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CBS 방송은 23일 "이라크전 발발 이후 미국인 2명 및 영국인 2명, 프랑스와 호주인 각각 1명 등 모두 6명의 저널리스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미국인 2명과 프랑스인 1명이 총격을 받고 숨졌으며 이라크 제2의 도시 바스라로 향하던 영국TV 취재진 3명도 격전 중에 희생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관할지역에서도 차량에서 폭탄이 터져 호주 기자 1명이 숨지고 동료 1명이 부상했다.
.이라크 북부지방에서는 개전후 이미 50여만명이 국외로 탈출했다고 BBC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유엔기구(UNOHCI)는 현재 이라크 북부에서 고향을 떠나 국내에서 유랑생활을 하고 있는 이라크인의 수를 30만~45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들 난민은 대부분 고향인 키르쿠크 에르빌 다후크 등지를 떠나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북쪽 외딴 마을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순철.정대인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