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choi@stepi.re.kr 대만 과학기술정책 연구기관의 초청을 받아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대만을 방문했다. 그 기회에 최근 관심이 높아진 동북아 R&D 허브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신죽과학공단원구(新竹科學工業園區)를 둘러봤다. 이 단지는 세계의 많은 과학단지 또는 연구단지 중에서 산업계로의 기술이전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여러가지 궁금했던 점들을 확인했다. 첫째,이 단지는 대만경제를 이끌어 갈 첨단산업의 발전을 지향한다. 특히 보유하거나 개발된 첨단기술을 기업으로 이전하는 것을 설립초기부터 주 목표로 설정했다. 둘째,단지내에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함께 입주함으로써 필요시 다양한 형태의 상호협력이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 단지내 산·학·연 전문가간 모임이 매우 활발하다고 한다. 셋째,대만의 주요 반도체회사를 비롯 많은 첨단기업들이 입주하고 있다. 현재 3백35개 기업이 입주하고 있으며,이 중 외국기업은 53개다. 넷째,전도가 유망하고 확실한 정보산업을 처음부터 주력으로 삼음으로써 그만큼 성공가능성이 높았다. 현재도 반도체 컴퓨터 통신 등 정보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섯째,공공연구기관에 근무하는 연구자들의 기업으로 향한 이동이 매우 활발하다. 또 대학의 창업보육센터도 매우 활성화돼 있다. 여섯째,연구 기업 생활 등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기업을 유치함에 있어 국내기업과 해외기업간 차등을 두지 않으며,외국인 거주에 큰 어려움이 없고,외국인 학교도 단지에 있다. 일곱째,이 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에 제공되는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이 단지가 갖고 있는 집적에 따르는 유·무형의 시너지효과가 가장 매력적인 유인요소다. 참고로 이 단지는 지난 80년에 설립됐다. 이 단지는 문제점도 안고 있었다. 당초에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의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또 연구기관의 첨단기술 개발,그 후 기업으로의 이전이라는 당초에 예상했던 방식보다는 연구자의 창업 또는 기업으로의 이동이라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지속적인 기술축적에 한계를 갖고 있다. 그리고 최근 중국의 급속한 부상으로 인해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혁신 모형을 찾기가 쉽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