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안도의 한숨(sigh of relief)'을 내쉬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 전쟁랠리(rally·강세)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5일째인 24일에도 시장의 저변기류는 랠리였다. 비록 대만 등 일부 증시가 소폭 하락하고,달러화 가치도 1백21엔 후반에서 초반으로 밀렸지만 강세기조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전황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다소 출렁거릴 수 있지만,이번주는 긍정적 '전쟁펀더멘털'이 부정적 '경제펀더멘털'을 누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쟁랠리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경고도 곁들이고 있다. ◆전쟁랠리 최대폭은 20%=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24일 아시아 투자분석가들의 말을 인용,증시의 전쟁랠리 폭을 최대 20%로 전망했다. 사실상의 선전포고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이라크 최후통첩일(18일·한국시간)을 기준으로 세계증시가 20%쯤 오른 후 조정에 들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미국 다우지수는 9,400선(현재 8,520선),나스닥은 1,600선(1,420선),도쿄 닛케이평균주가는 9천4백엔대(8천4백30엔선),서울 종합주가지수는 630선(570선)이 전쟁랠리의 상투가 된다. 앞으로 세계증시가 10~13%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메릴린치증권의 스펜서 화이트 아·태증시 전략가는 "이라크전쟁 예상기간이 지난 주말의 2~4주에서 지금은 4~6주로 다소 늘어났지만,20%의 전쟁랠리 예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4월초부터는 전쟁랠리 위력 퇴조=파이낸셜타임스(FT)은 이날 '시장의 안도감,단명할 수도(Sense of relief in markets may prove shortlived)'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그 근거는 미국 등 선진7개국(G7)의 허약한 경제펀더멘털이다. 현재 소비자신뢰지수와 실업률 등 주요 경기지표들은 경기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전쟁펀더멘털이 힘을 잃기 시작하면 부정적 경제펀더멘털이 부각돼 주가가 다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AWSJ도 비슷한 지적이다. 특히 AWSJ는 미 경제성장률이 1분기 중 1.2%로 작년 4분기(1.4%)보다 낮아진 뒤 2분기에는 제로성장으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전쟁랠리가 단기에 그칠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이 신문은 진단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