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해 보험급여 자격이 정지된 지역가입자가 지난해 말 현재 전국적으로 1백49만가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체기간이 2년을 넘어 사실상 보험급여 자격을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가구도 41만가구에 달했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연체한 지역가입자는 전체 8백60만가구의 17.3%인 1백49만1천2백3가구이고, 체납액은 7천2백37억원에 달했다. 이는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상당수 지역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낼 여유가 없거나 있더라도 당장의 필요성을 못느껴 회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건보공단 징수과 관계자는 "연체 가구에 대해 생활조사를 해보면 실업자 가구 등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들은 의료급여도 받지 못해 사실상 보험 사각지대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기료나 수도요금 등은 내지 않을 경우 당장 불편이 오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내지만 보험료는 병원에만 안가면 된다는 생각에 연체했다가 자격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공단은 연체기간 2개월까지는 납부 독촉만 하지만 3개월을 넘어가면 원칙적으로 보험급여를 정지하며 밀린 보험료를 모두 납부해야 보험 혜택을 다시 적용한다. 이와 관련, 이상룡 건보공단 이사장은 "직장에서 보험료의 반을 내주는 직장가입자와는 달리 지역가입자는 자신이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것도 체납의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지역과 직장보험 조직 통합으로 효율적인 징수체계를 갖춘 뒤 납부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