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에 종사하는 A씨(48)는 스스로 전원주택을 지어볼 요량으로 벌써 1년 넘게 땅을 찾아 다녔다. 인기있는 전원주택지는 물론이고 전국 웬만한 곳은 모두 답사했다. 부인과 함께한 답사비용만도 1천만원 가까이 들었지만 부지를 결정못해 결국 전문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일반인이 전원주택이나 펜션(고급민박)을 지을 땅 선택하기가 만만치않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면 땅 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좋은 땅=우선 땅을 볼 때는 겨울에서 이른 봄이 좋다. 여름철엔 숲이 무성하고 가을에 단풍이 들기때문에 땅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겨울이나 이른 봄에는 눈이 먼저 녹는 곳,찬바람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곳,꽃이 제일 먼저 피는 양지를 찾아낼 수 있다. 집터로는 평지보다 약간 언덕진 곳이 좋고 집 지을 자리 옆쪽으로 도랑이나 식수로 쓸 수 있는 수맥이 있으면 좋다. 물이 가까이 있는 게 좋겠지만 장마때 피해볼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답사를 하다가 맘에 드는 자리가 있으면 그곳에 한동안 앉아서 편안하고 따스함을 느끼면 선택해도 좋다고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원주택 지을 수 있는 땅=지적법상 "지목"이라 불리는 땅의 용도는 24가지다. 이 가운데 지목이 대지로 돼 있어야 그곳에 집 짓기가 십다. 지목이 대지인 곳에는 건축면적 60평미만이면 신고만으로 집을 지을 수 있고 60평이 넘으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지목이 임야 논 밭 등이어도 해당 지자체에 지목변경을 신청,허가를 받으면 집을 지을 수 있다. 전용허가를 받는 절차가 쉽지만은 않다. 기간도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농지를 대지로 전용한 이후 건축가능한 면적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다시말해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면적)이 지자체에 따라 달리 정해져 있다. 일반적으로 땅 1백평이라면 바닥면적을 40평까지 지을 수 있는 건폐율 40%로 알고 있지만 경기도 용인 양평 광주에선 건폐율 30%를 적용하기도 한다. 충북 진천군 일부에서는 건폐율 15%로 정해져 있다. 유망 전원주택지=경기도 가평 광주 남양주 양평 여주 이천 용인 안성,강원도 평창 횡성 홍천 영월,충북 충주 괴산 제천 등이 전원주택부지로 선호되는 지역이거나 유망지역으로 꼽힌다. 가평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돼 있는 게 투자에 매력적인 요소다. 가평읍 금대리 복장리 지역은 수상스키와 낚시를 이용한 펜션 겸 전원주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가평읍 상.하면주변으로 도로가 뚫리면서 서울과의 접근성이 낳아졌는데도 땅값은 저평가돼 있다. 분당권이라 할 수 있는 태재고개 주변의 경기도 광주시 오포면 신현리,능평리 일대의 전원주택 부지는 평당 70만~1백20만원을 호가한다. 남양주는 교통여건이 점점 낳아지면서 전원주택부지로 눈여겨 볼 만한 곳도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충북 괴산은 중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수혜를 보고 있는 지역이다. 괴산군 사리면은 청주권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있고 가격도 저렴한 곳이다. 충북 충주일대는 주변의 온천때문에 실버형 전원주택지로 손꼽힌다. 강을 끼고 있는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은 펜션부지로 각광받고 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인근의 홍업면은 전원주택 겸 원룸주택으로 개발해 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강원도 평창은 생체리듬에 좋다는 해발 7백m에 위치한데다 주변에 스키장이 많아 펜션부지를 찾는 수요가 많은 곳이다. 평창 땅값도 가격편차가 심한 편이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