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시장규모를 더욱 키워나가겠습니다." 최근 출범한 영상투자자협의회(이하 영투협)의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정준홍(IMM창투 이사)씨는 영투협의 설립 취지를 이렇게 말했다. 영상전문투자조합을 보유한 mvp창업투자,무한투자 등 벤처캐피털 15개사가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영화진흥위원회가 특별회원으로 참여한 영투협은 국내 영화제작 자금의 90% 이상을 조달하게 된다. "제작자와 투자자가 자기몫만 챙기려 한다면 공멸할 것입니다. 제작관행을 현실적으로 고쳐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올 상반기중에는 영화제작계약에 표준양식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독소조항을 넣으려는게 아니라 수익배분 비율,조정과 감사실시 등 꼭 필요한 사항을 제도화하자는 거지요" 지난해 블록버스터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한 뒤 투자사 KTB엔터테인먼트 등은 폐업했고 제작사의 방만한 자금집행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투자계획을 철회하는 투자사들이 늘고 있다. 또 개봉을 앞둔 한 영화의 경우 프로듀서가 제작비를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해임되기도 했다. 정회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와 제작자간의 수익배분비율을 현행 5대5나 6대4에서 투자자의 몫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정하고 자금집행에 대해 필요한 경우 공인회계사의 감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제작에 관한 설명회도 투자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두차례만 갖도록 절차를 간소화할 생각입니다. 최종 투자판단만 투자사에게 맡기자는 거지요. 지금처럼 시나리오가 전 투자사를 도는 방식은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영투협은 최근 강제규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와 곽경택 감독의 "똥개",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등에 관한 공동설명회를 가졌다. 총제작비 1백30억원이 들어가는 "태극기 휘날리며"는 비용투입에 관한 우려를 상당부분 불식시켜 일부 투자사는 자금투입을 내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앞으로 영화제작사와 투자사가 공존하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