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분식회계와 카드채 위기로 촉발된 MMF(마니마켓펀드) 환매사태는 간접투자자들이 실적배당 금융상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투신사 펀드는 시장이 급변할 땐 당초 예상했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투자성 상품이다. 따라서 고객들은 사전에 펀드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 우선 MMF에 대한 투자방법을 다시 점검해야할 것이다. 원래 MMF는 단기 자금이 잠시 머무는 상품이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고금리 상품이 아니다. 외국의 경우 MMF에 편입된 채권의 잔존만기는 90일로 제한돼 있지만 국내 MMF는 1백20일로 상대적으로 길다. 또 편입할 수 있는 채권의 신용등급도 투자등급의 가장 마지막인 "BBB-"등급까지다. 그래서 국내 MMF는 기본적으로 투자위험이 더 크다. 때문에 앞으로 투자자들이 MMF를 선택할 때는 편입채권의 잔존만기가 짧을 수록,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안전한 펀드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이 경우 위험이 낮아지는 만큼 수익률도 낮아진다. 시장의 단기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MMF는 그만큼 신용등급과 잔존만기에서 위험을 부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는 제시 수익률보다는 편입채권의 종류나 투신사의 운용전략을 살펴보고 MMF를 선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 채권펀드의 투자방법도 재검토해야 한다. 금리가 상승하고 편입채권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되면 채권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게 된다. 그런데 채권펀드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막연하게 "정기예금 보다 높은 수익률이 나오겠지"하며 기대한다. 문제는 채권펀드가 항상 일정한 수익률을 주는 상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채권펀드의 수익률은 편입채권의 신용등급,잔존만기,금리변동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채권형펀드 역시 증권사들이 제시되는 수익률을 믿지 말고 편입채권의 신용등급과 잔존만기 등을 점검한뒤 가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 채권펀드의 종류는 환매수수료 부과기간으로 단기(부과기간 90일 미만)와 중기(1백80일 또는 2백70일 미만) 장기(1년 미만)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같은 구분은 펀드수익률과 무관하다. 장기형 채권펀드라고 해도 잔존만기는 짧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기업회계나 경영 투명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펀드를 고를 때 편입채권의 신용상태 잔존만기와 같은 전문적인 척도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6개월이나 1년 동안 예상수익률 위주로 펀드를 선택해선 곤란하다. 우리가 가전제품을 살 때 가격뿐만 아니라 성능과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처럼 펀드도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다각적으로 따져 보고 선택해야 한다. 채권펀드와 MMF도 투자상품이므로 운용회사의 기업분석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임하면 결국 장기적으로는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