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의 역사'로 유명한 원로 여성학자 매릴린 옐롬은 최근 펴낸 저서 '아내'(이호영 옮김, 시공사, 2만2천원)를 통해 남성과 남성이 만들어낸 법률과 제도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아내의 역사는 속박과 순종의 역사였다고 말한다. 고대에 아내는 남편의 재산이었고 중세에는 출산의 그릇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법률적 남녀평등과 여성의 교육 수준 및 경제적 능력이 향상되면서 여성은 변했다. 그 증거로 저자는 1998년 미국의 한 독신모가 샌프란시스코 신문에 보낸 편지의 일부분을 소개한다. "저는 아주 멋진 남자와 약혼한지 2년이 넘었는데 결혼식 날짜를 잡을 수가 없어요.그는 저와 아홉 살인 제 딸을 사랑합니다. 문제는 제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다시는 그 사람처럼 저를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날 수 없을까봐 두렵습니다. 사랑하지는 않지만 이 남자와 결혼을 해야할까요?" 저자는 구약성서, 그리스.로마 신화, 중세와 근대의 수 많은 문학작품, 현대의 각종 신문기사와 광고 등을 통해 아내의 개념과 지위, 역할 등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변해 왔는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설명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