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개미 .. 이향희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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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라는 우화에 보면, 개미는 부지런함의 상징물이다.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책을 보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개미의 일상들이 있다.
거기서도 개미들은 인간들이 먹다 버린 밥알들을 한 톨, 한 톨 옮기면서 평생을 부지런히 땅을 파고 식량을 비축하는 일들을 한다.
불현듯 나타나서 자신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인간들의 손가락들만 없다면 개미들은 행복하다.
주식에 대해서는 까막눈인 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개미군단'이라고 부르는 의미가 투자금액이 적어서인지, 아니면 기관이 아니기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이 개미군단들이 주식에서 성공하려면 진짜 개미들처럼 부지런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목격했다.
몇몇의 개미 친구들 중에는 한번도 주식에 투자해서 이익을 봤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익을 봤어도 다시 투자했다가 바로 망했다느니, 또 한번 주식에 손을 댔다가는 손에 장을 지지겠다느니 하는 한 맺힌 소리들뿐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나와 친한 한 개미가 소시민이 생각하기에는 꽤 괜찮은 이익을 봤다는 것이었다.
그 뒤에는 존경할 만한 부지런함이 있었다.
첫째, 매일 인터넷으로 국내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까지 공부했다.
둘째, 세계 경제를 읽기 위해 영어 공부는 필수였다.
셋째, 경제는 정치 외교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정치, 외교, 더불어 역사와 문화까지 공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있었다.
절대 큰 이익을 보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투자 금액에서 10%의 이익만 나면 감지덕지했다.
개미는 절대 밥알을 두 톨씩 옮기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작은 밥알이라도 한 톨씩만 옮긴다.
개미라는 이름에 걸맞게 부지런하고, 욕심까지 버렸더니 성공을 했던 것이다.
"공습이 끝나자마자 나는 정원에 나가 꽃을 심는다."
바그다드의 한 주부가 했다는 말이 가슴을 울린다.
살면서, 개미처럼 부지런하지 않고, 밥알을 두 톨씩 옮기려고 욕심냈던 일이 있었다.
꽃을 심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싶다.
< rururara@yaho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