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풀무원 등 1백78개 상장.등록회사가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사실상 올 주총시즌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국민카드는 주총 시작 전 노조가 주총장 봉쇄를 선언하고 임원실을 점거했는가 하면 코스닥등록기업인 나모인터렉티브는 경영권분쟁이 표면화되자 대표이사 사장이 주총장에서 퇴장하고 신임이사 선임을 표결에 부치는 등 회사측과 주주 간에 마찰이 빚어졌다. 대북송금 파문에 휩싸인 현대상선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별 문제없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국민카드 주총은 이 회사 노조가 주총 시작 이전에 임원실을 점거하는 바람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형성됐다. 노조는 국민은행의 자회사 흡수통합 의도를 지적하며 구조조정을 실시하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조봉환 사장과 협상을 갖고 주총이 정상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 파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국민카드는 이날 주총에서 발행주식총수를 1억주에서 2억주로 늘려 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대북송금 사건에 휘말린 여파로 최근 관리종목으로 넘어간 현대상선 주총은 예상과 달리 35분만에 큰 소란 없이 끝났다. 1백여명의 소액 주주가 참여했지만 일부 주주가 이사보수 한도를 15억원에서 25억원으로 올리는데 항의했을 뿐 대북송금과 관리종목 지정경위 등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경영권분쟁을 겪고 있는 나모인터렉티브의 정기주총은 물리적인 충돌까지 발생,주총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주총은 잠시 후 재개됐으나 재무제표 승인건은 부결되고 신규임원 선임이 표 대결로 이뤄지는 등 시종 긴박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주총 시작 전에 박흥호 사장(39)측이 기자들의 주총장 출입을 제한하면서 소란이 시작됐다. 주총이 시작된 뒤 우리사주측 주주들은 박 사장의 안건 승인 강행에 대해 집기를 집어던지며 반발했다. 박 사장은 첫 번째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에 대해 우리사주측에서 표결을 요청하자 "주총 참석자가 과반수가 안된다"며 표결 없이 통과시키려다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경영진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난투극에 가까운 분위기가 연출되자 박 사장은 주총장을 떠났다. 이날 나모인터렉티브의 갈등은 경영권을 둘러싼 박 사장측과 3대주주인 김흥준 경인양행 부회장측 간의 의견충돌로 비롯됐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지분 10.58%를 갖고 있으며 우호지분 32% 가량을 확보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모인터렉티브의 주총 결과에 대한 법적효력을 놓고 양측이 대립, 법정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박 사장측은 "재무제표 안건이 통과된 뒤 퇴장했다"며 "속개된 주총은 새로운 주총이므로 2주 전 공고를 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대위측은 "주주들이 표결에 부치자는 의견을 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강행하려 한 것 자체가 위법"이라며 "정관에 따라 임시의장을 선출해 주총이 진행됐기 때문에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재무제표 안건이 부결되면 나모인터렉티브는 투자유의종목으로 결정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