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8일에도 '국군의 이라크전 파견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파병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의 여론이 만만치 많은데다 여야 의원의 상당수가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여야는 반전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동의안 통과에 따른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표결 처리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파병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것을 주장한데 반해 한나라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따라 파병동의안은 내달초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 전원위원회 소집 =여야의원 71명의 요구로 소집된 전원위원회에서는 13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 파병 동의안에 대한 찬반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심재철 장광근 의원 등은 "파병반대를 주장하는 의원중 3분의 2가 민주당인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이들에게 그 흔한 전화 한통 안했고,인권위가 정부 방침에 반대해도 방조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국회에 나와 국민들을 향해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김근태,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은 "이라크전쟁은 불법전쟁이라는 국제여론이 비등한데 미국 강경파가 독재국가라는 이유로 북한을 공격하면 어떤 명분으로 대처할 것이냐"며 정부 대응방침을 물었다. ◆ 여론의 눈치 살피는 정치권 =여야는 파병동의안 처리시기와 절차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박 의장과 정 총무는 총무회담에서 31일 표결로 처리하자고 제의했다. 이에대해 이 총무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설득 등 여권의 성의있는 태도가 엿보이지 않는다"며 "의총을 통해 동의안 처리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의총 후에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 획기적인 대국민 설득노력이 없을 경우 31일에도 표결에 나서기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반면 민주당은 전원위원회를 통해 의사를 개진한 후 자유투표에 임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정종호.김동욱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