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할 무렵이면 주부들은 이래저래 고민이다. 쓰던 가전제품과 가구를 가져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안가져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직 쓸 만한데 버리자면 신고하고 폐기물수수료까지 물어야 하니 번거로운데다 억울하고, 그렇다고 섣불리 남에게 준다고 했다가 행여 불쾌해 하면 어쩌나 싶어 답답하다. 이사 때가 아니라도 대청소를 하거나 살림을 정리하다 보면 이런 물건들이 더러 나온다. 유행은 지났지만 소재가 좋아 버리기 아까운 옷, 새것이나 다름없는 그릇이나 생활용품, 아이들 용품 등이 그것이다. 이럴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게 생활자원재활용센터나 녹색가게다. 내겐 필요없지만 다른 사람에겐 충분히 유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가전품이나 가구 등 큰 물건은 생활자원재활용협회(1588-7272, 02-785-0908) 재활용센터나 중고품매매사이트, 옷이나 그릇 등 작은 건 녹색가게(02-725-5828)를 활용하면 좋다. 재활용센터는 1995년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서울.경기 60곳 등 전국에 1백16곳이 개설돼 있다. 각 지역의 센터를 찾아 전화하면 담당직원이 가격을 책정하고 가져다 손질한 뒤 센터에서 판매하거나 인터넷경매업체인 옥션(www.auction.co.kr)에 내놓는다. 녹색가게는 서울 YMCA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물물교환센터다. 전국 60여곳에서 의류 신발 가방 잡화 유아용품 등을 취급하는데 코트류를 제외한 단품옷과 운동화 핸드백 등을 1천~2천원에 장만할 수 있다. 교환이 원칙으로 물건을 갖고 가면 책정가의 50~60%를 녹색카드에 적립(나머지는 환경기금)시켜 이걸로 다른 물건을 살 수 있다. 유아.어린이 전문 녹색가게(675-7776, 865-2428)도 있고, 매장에 없는 건 홈페이지의 '사고팔기'란에서 직접 거래하는게 가능하다. 인터넷상의 중고매매 사이트를 이용해도 된다. 네이버나 야후 등 포털사이트에서 중고품매매를 치면 여러 사이트들이 나오므로 잘 살펴보고 거래하면 된다. '하드 오프'(www.hardoff.co.kr)에선 컴퓨터를 제외한 중고품 대부분을 취급하고, 가구아이넷(www.gagui.net)엔 가정용과 사무용 중고가구, 아이베이비(www.i-baby.co.kr)에선 중고 육아용품 및 출산용품을 싸게 판다. 이라크전과 북핵문제 등으로 경기 침체의 늪이 깊어지면서 중고품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하거니와 무슨 물건이든 가능한한 재활용하면 절약도 절약이지만 환경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고품값은 사용기간이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새것의 40% 수준이면 무난하다. 전자제품은 모델명과 출시연도, 부속품 등을 꼼꼼히 살피는게 중요하다. 유행이 지나 못입는 옷중 코트나 재킷 등 소재가 좋은 건 수선해서 쓰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문을 연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있는 의류 리폼업체 FCN에 맡기면 1주일~10일 사이에 고쳐준다. 가전제품의 경우 보상판매를 이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만도공조에선 이달말까지 김치냉장고 딤채(1백23ℓ 이상)를 구입하면 모든 김치냉장고를 10만~15만원씩 보상해 주고(080-007-0700), 동양매직도 이달말까지 헌 제품을 가져오면 매직가스 오븐레인지(GOR4A10C, GOR4A13)와 매직식기세척기(DWA8125H)를 10만~20만원 할인해 준다. 모아베이비(02-538-7711)는 브랜드와 상관없이 사용하던 유모차를 3만~5만원씩 쳐준다. 또 하이마트(www.himart.co.kr)는 이달말까지 고객평가단(신제품 사용후 한달 안에 평가서 제출)을 모집, 도시바 프로젝션TV(3백69만원->280만원), 동양매직 12인용 식기세척기(79만원->59만5천원)를 할인판매한다. 대우일렉트로닉스에선 무세제세탁기 '마이더스' 구매고객 1천명(주부체험단)에게 값을 대폭 깎아준다(95만원->79만원). <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