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이번주엔 경기지표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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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폭등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가 한 주만에 꼬리를 내렸다.
금방 끝날 것 같던 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전쟁기간이 당초 예상과 달리 "수개월"로 길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소비심리악화->기업이익 축소->경기침체 지속 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주에는 시장이 열린 5일중 4일동안 주가가 떨어졌다.
주 후반부에는 6주만에 처음으로 3일 연속 하락하는 무기력 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4.5% 떨어진 8,145.7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3.6% 내린 863.50이었다.
나스닥도 1,369.60으로 3.7% 밀렸다.
주간하락율로 따지면 1월 하순이후 두달만에 가장 큰 폭이다.
꼭 1주일전 월가에 풍성했던 낙관론은 쑥 들어갔다.
예상보다 강한 이라크의 저항에 투자자들도 놀란 기색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지난28일 "시리아의 이라크에 대한 무기관련 장비선적은 적대적 행위"라고 경고한 것은 전선이 이라크밖으로까지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들의 파산설까지 대두되면서 증시분위기는 경색되고 있다.
아메리칸에어라인(AA)의 모회사인 AMR은 이번주중 파산보호신청을 낼 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9.11테러이후 어려움을 겪어왔던 이 항공사는 이라크전쟁발발이후 승객이 10%이상 줄어드는등 회생이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파산설이 나돈 28일 AMR 주가는 12% 폭락했다.
알트리아그룹(옛 필립모리스)도 이탈리아 반독점규제기관에서 5천4백만달러 상당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로 인해 파산설까지 나오고 신용등급이 떨어져 이 회사 주가는 3.5% 하락했다.
지난주의 경우 "전황=시황"이었다면 이번 주는 각종 경제지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경기동향이 시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판매동향,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 및 서비스 지수, 시카고 제조업활동지수(PMI), 공장주문동향, 월간 실업율등 굵직굵직한 지표들이 발표된다.
다우종목인 알코아를 비롯 엘파소 베스트바이 서킷시티등의 수익발표도 소비동향을 체크할수 있는 좋은 잣대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신중론자들은 "투자자들이 의욕을 잃었다기 보다는 현재 전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확신을 갖지 못해 관망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최근의 전쟁장세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이 뉴스보다는 루머를 양산하면서 극성을 부리는 모습을 띠고 있다.
실제 상황을 시장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이래서 나온다.
이들은 전황이 예상을 빗나가는데도 주가가 폭락하지 않는 것은 전쟁 시작전부터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기업수익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4월 소비자감정지수가 월가의 예상과 달리 당초 75.0에서 77.6으로 상향 수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게 신중론자들의 설명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