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jun@woorifg.com 옛날에 돌쇠라는 이름을 가진 푸줏간 주인이 있었다. 하루는 그 돌쇠에게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 먼저 온 양반은 상당히 거만한 말투로 "야 이놈 돌쇠야, 고기 한 근만 다오"라고 말했고 다음으로 온 양반은 "이보게 주인장 돌쇠, 나도 고기 한 근만 주게"라고 말했다. 두 양반은 똑같이 고기를 한 근씩 샀는데 나중에 비교해 보니 고기의 양이 엄청나게 차이가 났고 먼저 온 양반은 화를 버럭 내고 씩씩 거리며 자기 고기의 양이 적은 것을 따졌다. 그러자 돌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양반님 것은 무식한 돌쇠 놈이 자른 것이구요, 이 어른 것은 주인장 돌쇠가 자른 것이라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옛 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와 태도는 그 사람의 인격을 표현한다. 그리고 사람의 품격은 입(口)에서 나온다는 얘기도 있다. 우리는 때로 상대방이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며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고 언어적인 폭력을 쓰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특히 전통적인 관리체계에 익숙해 있는 조직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하게 된다. 여직원을 포함해서 부하직원에게 함부로 반말을 하고, 하인처럼 다루며, 때로는 상사의 감정을 실은 언어의 사용이 아랫사람의 인격적인 수치심을 건드릴 정도로 심할 경우도 있다. 조직 구성원들은 스스로가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중과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들 때 일에 대한 의욕이 생기고 성과도 그 만큼 오른다고 한다. 인간이 가장 비싸게 치르는 대가는 자존심의 상실일 것이다. 그저 결재 도장을 들었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무례하게 다루고 좌절시키는 상사야 말로 기업 생산성을 낮추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남으로부터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또는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는 말은 조직의 화합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 법칙 중의 하나다. 널뛰기를 할 때도 내가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낮아져서 상대방을 높이 올려주어야 한다. 이라크 전쟁, 북핵 문제, 경제 침체 등으로 모두의 마음이 무겁고 혼란스럽기만 한 이 때, 서로를 아끼고 겸손하게 예의를 갖추며 더욱 따스함이 오가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하겠다.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은 일인당 국민 총생산과 같은 경제지표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그 사회의 품격에 달려 있다. 나보다 우리를 더 생각하고 남을 더 배려하는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