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백제금동좌불상은 과연 백제불상일까. 7세기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불상을 백제불상으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부 학계와 고미술전문가들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3.4cm 높이의 이 불상은 이날 경매에서 1백57만5천5백달러(약 18억원)에 낙찰됐다. 불상감정 전문가인 강우방이화여대교수는 이 불상과 관련,"백제불상중 가장 세련미가 돋보이는 작품중 하나"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인사동의 한 불상감정전문가는 "나발(부처의 머리털)이 비교적 넓고 주름도 백제불상의 전형과 달라 백제불상으로 단정짓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 지방국립박물관장은 "도공상태로 봐선 삼국시대 불상으로 볼 수 있지만 백제불상치고는 형태상에 특이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지방 국립박물관장은 "백제와 신라는 문화적으로 교류가 많아 백제불상과 신라불상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불상은 한 대만소장가가 10여년전부터 매물로 내놨지만 구매자가 없다가 이번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 미국인딜러에게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크리스티 경매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전화로 응찰한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현장에서 백제불상에 응찰한 한국인 컬렉터나 고미술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술계에서는 한국 컬렉터와 고미술상들이 응찰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 대해 백제불상이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강교수는 "대좌가 각지고 손가락 움직임이 강한 점등은 기존 백제불상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형태이긴 하지만 쉽게 발견되지 않는 뛰어난 작품이어서 긍정적인 소견서를 제출했다"며 "한국인들이 응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성구 미술 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