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2개, 더블보기 2개, 버디와 보기도 2개씩. 물에 빠뜨린 볼만 3개. 타이거 우즈(28.미국)도 '골프황제'이기 전에 평범한 투어프로였다. 우즈에게 최종일 5타 열세는 '낮은 장벽'쯤으로 여겨지고는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우즈가 주춤거린 사이 '베테랑' 데이비스 러브 3세(39.미국)가 대회 최소타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러브 3세는 31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6백50만달러) 최종일 8언더파 64타를 뽑아냈다. 합계 17언더파 2백71타로 2위권을 6타차로 따돌린 완벽한 역전승이었다. 64타는 이 대회 최종일 수립된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지난 2월 초 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대회에 이어 시즌 2승째이며 프로통산 16승째다. 그는 우승상금 1백17만달러를 보태 시즌상금 2백78만달러로 이 부문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선두와 2타 간격으로 최종라운드에 들어선 러브3세는 세찬 바람과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보기 없이 버디 6개에 이글까지 잡는 '무결점 플레이'를 했다. 8~12번홀에서는 5연속 버디 행진을 벌였고 16번홀(파5)에서는 숲 속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린 뒤 우승을 확정지은 이글을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와 5타차 12위였던 우즈는 2번홀(파5)에서 6m 이글퍼트를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4번홀(파4) 더블보기로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한풀 꺾인 우즈는 그 이후 그답지 않은 기복 심한 플레이를 펼치며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합계 6언더파 2백82타로 공동 11위. 우즈가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이후 8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올해 4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올리며 거칠 것이 없어 보였던 우즈였지만 골프 앞에서는 겸손해야 할 수밖에 없는 한 선수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