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소수점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수능시험 문항당 배점을 모두 정수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점수별 동점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선 학교 진학담당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고의 한 진학담당 교사는 31일 "지난해까지 소수점으로 주어지던 문항 배점이 올해 정수화돼 점수별로 동점자가 많아지게 되면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특히 1~2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을 지도하는게 큰 문제"라고 밝혔다. 서울 계성여고 서범석 교사는 "현재 학생들이 받는 수능성적표에는 자기 점수와 영역별 등급만 표시되기 때문에 전체 석차를 몰라 진학지도가 어렵다"며 "배점이 정수화될 경우 동점자가 늘어 수능성적표만으로는 자기 수준을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문항당 배점이 정수화되면 수능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심층면접.논술고사)의 비중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문항당 배점이 정수로 바뀌면서 언어영역의 경우 3점짜리 문제가 5문제 가량 늘게 돼 학생들간의 점수 차이가 커질 수 있어 올 수능시험에서는 언어영역이 당락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특히 동점자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대학마다 동점자 처리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성균관대 등 각 대학 입학 관계자들은 "이미 모든 대학이 정수로 표기된 성적표로 입학사정을 해왔기 때문에 동점자 처리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정수 배점 방침을 환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