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開昨日雨, 화개작일우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 -------------------------------------------------------------- 어제 내린 비에 꽃들이 피더니 / 오늘 아침 바람에 그 꽃들이 떨어지네 / 덧없어라 올봄도 이런저런 일들이 / 비 바람 사이에 오고 가는구나 -------------------------------------------------------------- 16세기 말 조선의 시인 송한필(宋翰弼)이 꽃피고 꽃지는 봄을 읊은 '우음(遇吟)'이다. 꽃은 남쪽으로부터 피기 시작해 봄이 북쪽으로 번져 올라온다. 섬진강가 하동의 매화가 눈부시게 피었다더니 진해의 벚꽃 축제가 열리고 남원 산동망을의 산수유가 또 한창이란다. 개나리가 필 무렵이면 산당화가 붉고,울 가에 목련이 풍성하게 꽃잎을 펴면 모란과 진달래 철쭉이 뒤를 잇는다. 봄은 이렇게 오고 또 이렇게 간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쩌자고 피만 흘리는가. 이병한 < 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