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중심가인 유메이산초 거리에 있는 오쓰카가구 매장. 매장면적만 3만평방m로 일본내 최대 규모다. 가구 성수기인 요즘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많지 않아 넓은 매장은 썰렁했다.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구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오쓰카가구 쓰치야 세이주 상품개발과장은 "홋카이도의 거래업체 15곳을 1곳으로 줄였을 정도로 가구소비경기가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매장에는 홈씨어터용 소파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소파는 소파등받이와 시트에 스피커를 내장시켜 소파에 앉아서 입체음향과 소리의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썰렁한 매장 분위기와는 달리 이 소파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오쓰카가구 매장의 판매원은 "3인용 홈씨어터용 소파가 30만엔으로 고가인데도 매월 50여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좁은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식탁상판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변형식탁도 매장에 나와 있다. 일본 가구업체들은 장기불황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하나로 이런 기능성 가구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생산품목 다양화,주문생산,전시회참가 등을 통한 불황돌파에 나서고 있다. 히로시마현 후쓰시에서 74년째 혼례용 가구를 만들어 오던 사사키모코사는 병원용 실버타운용 휴게실용 개인작품용 등 주문가구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 가와모토 가주노리 사장은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주문생산으로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마쓰오카가구도 장롱만 만들어오다 최근들어 소파 침대 등으로 품목을 늘려가고 있다. 모리쓰쿠 다쿠 상무는 "디자인도 심플한 평면디자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홋카이도의 아사이가와시에 소재한 8개 업체는 공동으로 오는 9일부터 5일간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가구박람회에 제품을 출품시키기로 했다. 이밖에 스즈오카시와 오가와시는 지자체가 나서 디자인개발 보조금 지원,가구디자이너 육성 등 가구산업 육성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갔다. 일본가구경제동우회 나가시마 다카요시 간사는 "일본 가구업계가 불황탈출을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하고 있어 일본가구 업계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가구업체들도 일본 가구업계의 변화하는 모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도쿄=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