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뮤지컬을 만들려는 유능한 제작자와 투자자를 연결해 주는 회사입니다. 창업한지 불과 보름만에 영화 두편의 제작비를 확보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출범한 공연.영화 투자배급대행사 쇼이스트의 김동주 대표(38)는 이같이 말했다. 코리아픽쳐스 대표시절 영화 "친구"의 제작투자를 총괄했던 그는 지난 1월말 코리아픽쳐스를 그만두고 쇼이스트를 설립했다. "'친구'를 만들었던 곽경택 감독의 영화 '똥개'가 지난달 크랭크인했습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이달중 촬영에 들어갈 겁니다." 두 영화의 총제작비중 10%는 김대표가 부담하지만 나머지 90%는 개인투자자와 법인투자자들의 자금이다. 투자사 중에는 법무법인 리인터내셔널,금융회사 기은캐피털,음반매니지먼트사 PMG,영화포털사이트 씨네서울 등으로 영화투자에 처음 뛰어든 업체들이다. "50억~1백억원규모의 영상펀드를 연말까지 조성할 계획입니다. 보통 5년만기이지만 이 펀드는 국내 최단기간인 2년만기로 운영돼 수익을 빨리 상환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김대표는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연말까지 허진호 감독과 박기형 감독의 작품 등 7편의 영화에 제작투자할 방침이다. 또 이 회사의 뮤지컬담당 총책인 임영근이사는 "친구"를 뮤지컬로 옮겨 연말께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임영근 이사는 "오페라의 유령"과 "렌트" 등의 투자업무를 맡았던 뮤지컬 투자전문가다. 김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충무로에서 일하면서 영화와 공연계 인사들과 두터운 교분을 쌓았다. 그는 "친구" "조폭마누라" "영웅" 등 화제작을 발굴하는 안목을 갖춘데다 정상급 감독들이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단계에 함께 참여해 투자권을 따오는 것으로 이름을 날렸다. "영화와 공연에선 돈 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곽감독의 '똥개' 제작팀이 그동안 다른 투자자를 찾지 않고 현금카드를 사용해 생활하며 기다려준 것을 보면 저는 인복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일하고 있는 영화인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나가겠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