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시장은 전쟁 장기화가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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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경제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나,미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올 들어 상승추세를 보이던 모기지론(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전쟁이 길어지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몇차례 금리를 더 내릴 것이고 이는 모기지금리 하락과 주택경기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의 반영이다.
사실 지난 2년 간 미국경제를 지탱해온 부동산시장은 올 들어 '상투론'이 확산되면서 거품붕괴 우려까지 제기됐다.
부동산 강세의 원인이었던 저금리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서였다.
2월 중 신규주택 건설은 전월보다 11% 급락했다.
게다가 3월20일 전쟁이 시작되면서 모기지 금리는 단기전의 기대를 타고 연 5.79%에서 5.91%로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라크의 강력한 저항으로 전쟁의 장기화가 예상되자 모기지금리는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라살뱅크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칼 탄넨바움은 "만약 경제가 정말 어려워진다면 모기지 금리가 내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낙관론을 폈다.
전후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증시침체가 이어지는 것도 시중의 투자자금을 부동산쪽으로 몰아주고 있다.
세계 최대 상업부동산회사인 CB리처드엘리스의 초대 '코리아 데스크'인 오종섭 이사는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실수요는 늘어나지 않고 있지만 채권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용은 팔려는 사람이 없어 물건이 달릴 정도"라고 전했다.
맨해튼 록펠러센터 등 '1급'으로 분류되는 상업용 임대건물들의 가격이 초강세를 유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뉴욕 소재 부동산연구회사인 리얼캐피털애널리스트의 로버트 화이트 사장은 "전쟁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구입열기를 꺾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