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동국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부동산 재테크'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지난 학기까지는 '부동산 금융'에 대해서만 강의했는데 새 학기를 맞아 학교측의 요청으로 과목을 개설하게 됐다. 고 팀장은 수강신청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경영대학원생 3백50여명 가운데 76명이 부동산 재테크 과목의 수강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고 팀장은 "별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이 몰려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개강 이후 수강생의 넓은 연령층과 다양한 직업에 다시한번 놀랐다. "40대 중·고등학교 선생님과 중견 건설업체대표 등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사람들과 만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림동 등 서울 서부지역에서 활발하게 아파트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인 하나C&C의 김영일 대표도 수업에 열심인 학생 가운데 한 명이다. 고 팀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파트 후분양제'와 관련된 내용을 강의할 때 김 사장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부동산 재테크를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까지 가르치는 것은 '천민 자본주의'의 산물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걱정반 우려반"이라고 대답했다. 고 팀장은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강좌를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개설하는 데 대해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며 "솔직히 대학에서 '투기꾼'을 양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기 때문에라도 건전한 자본주의 윤리에 입각한 부동산 재테크 강의를 하는 교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