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소비.생산 '동반위축' .. 경제지표 '급속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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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의 여파로 미국 등 주요국 경기지표들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지표악화는 소비와 생산 두 부문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소비면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에 이어 실제 소비도 줄어들기 시작했고,생산부문에서는 제조업경기가 둔화되면서 기업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CNN방송은 1일 '이번이 두번째 침체?(Is this the second dip?)'라는 헤드라인으로 미국 등 선진권 경제가 이미 더블딥(짧은 회복후 재침체)에 빠졌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심리 급랭,실제소비도 감소=소비위축 조짐은 미국에서 가장 뚜렷하다.
민간 경기예측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 3월 미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보다 2.3포인트 낮은 62.5로 13년 만의 최저수준이다.
소비의욕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이라크전쟁 영향이 실제로 반영된 첫 지표다.
이는 조만간 발표될 3월 중 소매판매 개인소비 등 다른 소비동향 지표들도 '마이너스'로 악화됐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전쟁 이전인 지난 2월의 개인소비도 전달에 이어 제자리 걸음을 했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유로존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마이너스 21(2월은 마이너스 19)로 9년6개월 만의 최저였다.
미국처럼 개전 후의 실제 소비동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소비도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불황에 빠져 있는 일본의 개인소비는 전쟁과 함께 더욱 줄었을 것으로 일본 민간연구소들은 관측하고 있다.
◆생산감소와 투자심리 위축=생산부문의 위축도 국가와 지역에 관계없이 범세계적이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3월 ISM지수가 46.2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9.0을 크게 하회한 수치이며 지난 2001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이에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31일 공업중심지 시카고의 3월 중 구매관리자협회지수가 48.4로 전달의 54.9에서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50 미만이면 제조업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유로존의 제조업지수는 이미 50 이하로 전쟁 전부터 제조업은 침체상태였다.
지난 1월의 경우 48.4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일본의 제조업상황은 더욱 나쁘다.
일본중앙은행은 1일 대기업의 3월 단칸(단기경기관측)지수가 마이너스 10으로 작년 12월(마이너스 9)보다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단칸지수가 마이너스면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줄이겠다는 뜻이다.
신규투자가 감소하니 생산도 당연히 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월 일본 산업생산은 예상치의 2배인 1.7% 격감했다.
이처럼 악화되는 경기지표탓에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경제가 동시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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