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38
수정2006.04.03 12:40
이라크전쟁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독일 프랑스에서는 '미국제품 불매'바람이 더욱 거세지고,그 반발로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인들의 '혐오'도 극에 달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위들린월드와이드'가 1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애용하던 독일과 프랑스제품을 다른 나라 상품으로 바꾸겠다"는 비율은 각각 47%,46%에 달했다.
독일 북부 항구도시 함부르크의 프랑스 레스토랑 10여곳은 최근 메뉴판에서 미국산 주류,담배 등을 삭제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미 하원의원 60명은 지난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게 "미 해병대에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프랑스 소덱스호사와의 계약을 취소하라"고 공식 촉구했다.
양측간의 정서악화는 이라크전쟁의 장기화조짐과도 무관치 않다.
우울한 전선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인들은 프랑스와 독일의 비협조에 대한 '분노'가 증폭되고 있는 반면 유럽에서는 '반전'분위기가 점차 '미국제품 불매'쪽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워싱턴 소재 시장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 프랑스인들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불과 1년 만에 63%에서 31%로 급락했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미국계 다국적브랜드의 위세가 크게 꺾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이런 불신이 궁극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