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한목소리 "신속대처" 촉구..흔들리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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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경제통들은 1일 최근 물가상승 소비침체등 "복합불황"이 우려되는 현 경제상황을 한결같이 "위기"라고 진단하고 정부측에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여.야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처방"에는 이견을 보였다.
이날 한경 취재팀이 단독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통화량 과잉,개인신용불량 등이 위기의 주요인이라며 기업의 투자의욕 고취를 위한 정책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유가상승 이라크전 북핵문제 등 외적요인으로 소비.투자 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이라며 재정조기집행을 통해 무리없는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과 임태희 제2정조위원장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며 "유가급등도 원인이지만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임 위원장은 "수도권 이전 논의 등으로 강남지역 아파트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움직이던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유동성이 풍부한 계층을 자극했고 물가 인상심리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은 "지난 5년간 근시안적 경기부양으로 경제의 근본체질 개선이 미흡했다"며 "노조의 강성화,기업의 도덕적 해이,국제수지 악화 등이 계속돼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현 경제위기가 외부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면서 이에 대한 처방을 제시했다.
민주당 정세균 정책위 의장은 "현 경기침체는 다분히 이라크전과 유가상승 북핵문제 등 외생적인 요인에 기인한다"며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고 이 시점에선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라고 말했다.
김효석 제2정조위원장은 "지난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5% 이상 성장한 것은 우리경제가 튼튼하고 활기차다는 것을 입증한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저물가 저성장)을 우려하는 것은 앞서가는 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당 강봉균 의원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연 3%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당장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업도산과 이에 따른 대량 실업사태로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한나라당 이상배 의장은 "5백조원 규모의 가계부채 등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지 않고선 해결이 안된다"며 "돈을 회수해 투자활성화에 나서야 수출적자와 실업률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한구 의원은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풀고 조세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주5일 근무제 등을 정치적으로 타협해서는 안되고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정세균 의장과 김효석 위원장은 "균형예산기조를 유지하면서 재정의 조기집행을 하는 게 유일한 수단"이라며 "적자재정 편성이나 금리인하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경기를 활성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시장에 투입된 자산규모가 국가경제 규모에 비해 빈약하다며 장기안정 주식투자를 유도해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의 투자재원 조달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강봉균 의원은 "대내외 상황이 심각한 만큼 재정 조기집행뿐 아니라 10조원의 국채를 발행해 돈을 풀어야 한다"며 "10조원 중 1조원은 사회간접자본 확충,2조원은 중소기업 지원,7조원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물류사업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호·김동욱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