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무원 조직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민간 경영기법이 대거 도입된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우선 조직을 바꾸라고 지시했다. 진 장관은 이와 관련,"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업무도 모르는 조직으로 어떻게 수십년을 버텨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서간 담을 허물기 위해 민간에서 활용되는 행렬식 조직(매트릭스 조직)을 구성키로 했다. 부서간 업무 협조가 어려운 수직적 상하조직을 개선,일부 실·국을 제외하고는 조직 전체를 매트릭스 형태로 구성하거나 정책보좌관 산하에 태스크포스팀(TFT)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 실·국의 정책과를 태스크포스 형태로 운영하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책보좌관실이나 TFT에는 삼성전자 인력을 데려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 장관은 또 정보의 양과 질이 계층화돼 있는 관료조직의 오랜 관행도 파괴하고 있다. 실·국장급도 맡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일반 통계나 기술,세계시장 동향 등을 꿰뚫고 있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관계자들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장관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정책 담당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순환보직을 지양하고 개인별 로드맵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개방직인 정보기반심의관을 제외한 전체 본부 실·국장급이 대거 이동하는 등 '인사태풍'도 불 것으로 보인다. 모든 정책에 투자수익률(ROI)을 따져보도록 지시하는 등 기업식 효율성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통부 한 관계자는 "철저하게 법에 의해 운영되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수익성과 효율성을 앞세우는 민간조직의 다양한 기법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