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불리는 괴질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쟁으로 휘청거리는 세계경제는 괴질 공포까지 겹쳐 더욱 암울한 모습이다. 화불단행(禍不單行·재앙은 항상 겹쳐 온다는 뜻)을 떠올리게 된다. 14세기 유럽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페스트,1930년대의 결핵,1980년대의 에이즈가 모두 경기 침체기에 창궐했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해석은 다소 엇갈린다. 괴질 때문에 물류가 막히고 인간의 창의력이 저하돼 경기가 악화됐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경기가 나빠지니까 위생이 뒷걸음질치고,이 와중에 '괴질'이 나왔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원인과 결과가 뒤죽박죽이지만 그걸 잘 규명해야 한다. 엉뚱한 데서 원인을 찾으면 아무리 치료해봤자 소용이 없다.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