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마케팅' 열기..유통업체 '불황극복'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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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을 경품으로 준다
초대형 부동산 경품이 재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자의 발길을 끌기 위해 12평형 고급 오피스텔 1채를 경품으로 내놨다.
롯데는 13일까지 열리는 정기세일 기간에 롯데 영등포점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응모권을 나눠준 뒤 15일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가린다.
이 경품은 서울 양천구 목동 인근에 있는 호텔식 원룸 오피스텔인 '오목교 코업 레지던스'로 분양가가 8천3백만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초대형 경품행사를 통한 집객(集客)효과로 인해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8년 10월 가을세일 때 아파트 경품을 크레이지 마케팅의 일환으로 내놔 불황속의 매출신장을 경험했다.
당시 경품은 경기도 용인 수지에 있는 29평형 아파트(분양가 1억3천만원)였다.
롯데는 부동산경품 행사로 인해 98만명이 백화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영등포점 행사에도 비슷한 열기가 나타날 것으로 롯데는 예상하고 있다.
◆10∼20% 할인은 할인도 아니다
'10∼20% 할인은 할인도 아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할인폭이 커지고 있는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가구업체인 리바트는 이달부터 5월말까지 '특별한 가격전'을 진행하고 있다.
리바트의 식탁과 소파 신제품을 40% 할인한 초특가에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마진을 줄여서라도 판매를 늘려야 한다"며 "불황기에는 재고를 줄여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최상의 경영전략"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어느 정도 안정돼 있다면 나올 수 없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부엌가구업체인 에넥스는 불황기 대처방안으로 품목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야 1개라도 더 팔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최근 내놓은 부엌가구와 인테리어가구만 12종에 달한다.
호경기 때는 주력제품만 내놓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장나라와 데이트시켜 준다
치킨 전문 패스트푸드업체 파파이스는 자사 광고모델인 장나라와 데이트할 수 있는 '기회 경품'을 내걸었다.
파파이스는 이달말까지 케이준치킨을 사는 고객 전원에게 응모권을 나눠주고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가릴 예정이다.
장나라와 데이트할 수 있는 1등 당첨자로 5명을 뽑는다.
또 그녀가 출연한 영화 '오! 해피데이' 시사권 2백장을 추첨방식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파파이스의 데이트상품은 불경기 때면 외식비부터 줄이는 소비 패턴에 대비한 마케팅으로 청소년기 이하의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가사은품,외제차 경매로 유혹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고가사은품 전략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13일까지 열리는 봄세일기간 동안 2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단가 3만원 수준인 던롭 여행용가방과 스팀다리미,강화유리도마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이번 사은품은 작년 가을 세일때 나온 사은품보다 단가가 2배 가량 높은 제품들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불황기일수록 사은품을 고급화해야 고객들이 매장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분당점은 수천만원짜리 외제차 경매행사를 마련,집객효과를 노린다.
6일까지 열리는 세계명차 경매쇼에서는 미국 포드사의 '토러스'와 '몬데오'가 경매물로 나온다.
4천30만원짜리 토러스는 절반가격에서 경매가 시작되며 낙찰가는 판매가의 80%가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
최성헌 롯데 영등포점 영업총괄팀장은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때만큼 안좋아 값을 깎아주는 것으로는 고객을 움직이기 어렵다"며 "튀는 것 이상의 충격적인 판촉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계주?조정애?류시훈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