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라크전쟁 14일째인 2일 이라크 중·남부의 주요 보급로를 장악한 연합군은 '바그다드 대결전'을 위해 바그다드 남부에 병력을 총집결시키고 있다. 연합군 선봉대의 일부 대원들은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영역인 '적색지역(red zone)' 안쪽까지 깊숙이 침투,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후방 지원부대가 속속 도착하고 있고,이번 주말에는 기온이 섭씨 35∼40도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예고돼 있어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은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주 간 집중된 공습으로 바그다드를 지키고 있는 공화국 수비대 병력의 절반 가량이 와해돼 미군 지휘부는 48시간 이내에 지상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합군은 이날 바그다드 남쪽 80㎞ 지점에서 이라크군과 치열한 지상전을 계속했다. 미 제3보병사단은 카르발라∼힌디야∼힐라 지역에 전선을 형성했으며, 바그다드 동쪽에 포진해 있던 미 제1해병사단은 쿠트 인근에 포진해 있던 바그다드 사단을 궤멸시키고 티그리스 강을 넘었다. 연합군 선봉대와 공화국수비대 일부는 불과 10㎞ 거리에서 대치하면서 전투를 벌이는 등 전선은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바스라 나시리야 등 중·남부 지역에서는 미 제2해병연대 및 제82공수사단이 보급로를 따라 북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합군측은 제101공수여단이 바그다드 남쪽 1백60㎞의 나자프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라크군도 이에 맞서 정예 부대를 바그다드 남부에 집중 배치,대결전에 대비하고 있다. 북부전선에 주둔했던 공화국수비대의 네브차드 네자르 함무라비 니다사단 등이 바그다드 남부전선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메디나사단을 지원하기 위해 남진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공보장관이 대독한 연설을 통해 "우리에게 영광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라크 국민은 지하드(성전·聖戰)를 펼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연설문을 대독시켜 그의 행방을 놓고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편 이라크군의 '자살폭탄' 공격에 맞서 연합군이 적극 공세로 나서자 민간인 피해가 잇따랐다. 바그다드 남쪽 80㎞ 떨어진 힐라 부근에서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9명을 포함, 민간인 48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