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이라크 전쟁과 괴질 등에 따른 수요감소로 잇따라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말부터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5%포인트 정도 축소했으며,동양제철화학은 폴리염화비닐(PVC) 첨가제인 가소제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연산 3만5천? 설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또한 화학섬유업체들이 중동지역 수출 차질에 따라 가동률을 90%대로 낮췄으며 화섬원료인 고순도텔레프탈산(TPA) 생산업체들도 재고를 줄이는 등 탄력적인 생산에 나서고 있다. 업체들의 정기보수도 이어져 여천NCC는 3월말부터 오는 29일까지 NCC 1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한화석유화학도 정기보수를 이유로 오는 7일부터 21일까지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생산을 중단한다. LG화학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등 나머지 업체들도 현재 가동률을 줄이지는 않았지만 유화제품 재고가 쌓이고 있어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유화업계 가동률 축소는 이라크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플라스틱 소비제품 수요가 줄어든데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최근 괴질이 겹치면서 구매를 거의 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유화제품 가격도 2월말∼3월초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초원료인 나프타의 경우 지난해 6월 ?당 2백28달러에서 지난달 7일 3백71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난주말 현재 2백76달러로 하락했다. 기초유분인 에틸렌도 2월말 6백85달러로 3년만의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3월말 5백20달러로 24.1% 하락했다. ABS수지의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의 경우 지난달 7일 7백80달러를 꼭지로 하락세를 보여 현재 6백7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PVC도 2월말 7백달러에서 6백70달러로 주저앉았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당초 유화경기는 2005년까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라크 전쟁과 괴질이라는 복병을 만나 '수요 감소와의 전쟁'을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