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해지는 업종 차별화 대우조선 주가는 이날 10.7% 급등한 1만7백원에 마감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6개월여 만에 1백% 상승한 것이다. 재료는 실적개선.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사자'도 뒤따랐다. 삼성중공업도 안정된 주가흐름을 지속중이다. 대림산업과 LG건설은 이날 나란히 52주(1년) 신고가에 올랐다.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SOC 조기발주)등이 한몫했지만 탄탄한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한 실적개선이 장기상승 추세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특히 이들 회사는 해외건설에서의 경쟁력이 뛰어나 이라크전쟁 후 수혜주로도 꼽히고 있다. 시멘트도 차별화 업종으로 꼽힌다. 대체상품이 없는 안전한 내수산업으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주가는 연초 이후 저점대비 30∼50%가량 올랐다. 이들 두 기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이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경기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면 실적개선 모멘텀이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차별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추세 바뀌나 최근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같은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 현상에 대해 이채원 동원투신 자문운용실장은 "주식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세계경기의 불투명,국제정세의 불확실성,국내경기 침체,북핵리스크 등이 장기화되면서 투자포인트가 '가치의 성장'에서 '가치의 보전'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경기민감주에서 경기둔감주로,고(高)PER(주가수익비율)주에서 저(低)PER주로,저배당주에서 고배당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LG건설은 실적개선 뿐만 아니라 지난 5년간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린 대표적인 고배당주다. 대림산업 역시 올해 배당을 늘리겠다고 공정공시에서 밝혔다. 외국인 매수세로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 역시 경기둔감주이면서 고배당주다. 손동식 상무는 "IT경기를 비롯한 전세계 경기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저평가 메리트와 함께 실적개선 모멘텀을 보유한 안전한 주식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