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국정연설에서 서동구 KBS사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전말을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 말미에 "서동구씨에게 '(KBS사장을)당신이 해 보시죠'라고 말했으며 이는 간접적으로 KBS이사회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장 인선에)개입한 게 없다고 해놓고 오늘 보니 거짓말한 것 같아 낯뜨겁지만 (결격 있는 사람이) 올라온 것을 제청거부하는 것보다 그렇게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KBS노조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노조의 뜻을 존중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으며 이 뜻도 일부 KBS이사들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공개적인 대화로 풀어나갈 생각이며,분명한 것은 KBS사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으며 내 권한도 존중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청와대가 그간 KBS사장 임명과 관련해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을 전면적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김영삼 KBS 노조위원장과 KBS 사장 공동추진위원회,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언론노조연맹,참여연대 대표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서 사장 임명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노 대통령은 KBS이사회가 새사장을 제청해오면 서사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할 방침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