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가야금 연주곡으로 긴장과 초조감을 달래보세요"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현직 법관이 선고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대기중인 피고인과 방청객들에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음악을 들려주는 이색적인 재판진행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강민구 부장판사는 지난달말부터 형사재판 개정전 30분간 CD플레이어를 이용해 법정에 음악을 내보내고 있다. 강 부장판사는 2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형사재판 절차에 있어서 몇가지 새로운 시도에 관하여'라는 글을 통해 "선고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관계자들로 인해 대학입시 발표장과 같은 긴장감으로 꽉 찬 법정분위기가 마음에 걸렸다"며 "이들을 위해 개정전 법정에 음악을 틀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음악 선곡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하는 연주곡 위주이며, 요즈음 선곡하는 음악은 가야금 연주자 황희종씨의 작품집 제2집이다. 강 부장은 "신성하고 엄숙한 법정에 왠 음악이냐고 오해할 수도 있고 재판의 권위를 해친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초조하게 선고를 기다리는 피고인 및 방청객에게 들려주는 차분한 음악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망망대해에서의 한줄기 햇살과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일정기간 계속 실시한 다음 효과를 분석해 볼 요량"이라고 말했다. 이미 선고전 장문의 안내문을 육성낭독하는 식의 탈권위적 재판진행으로 찬사를 받은 바 있는 강 부장은 이외에도 ▲형사재판에 합의개념 도입 ▲법정에서 거짓말탐지기 활용 ▲법정증언 영상녹화 확대 ▲양형분석자료 활용 등 여러 형사재판 개선방안을 내놓고 동료판사들의 참여를 권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