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발표된 2020 도시기본계획은 서울시내 도시계획의 정책 방향을 담은 것이다. 향후 도시계획을 예측할 수 있는 나침반인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도시계획과 관련된 단기.중기 계획을 수립 집행할 때 토대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방향이 아닌 현실적인 정책 대안으로 볼 수 있다. 이날 발표된 계획은 3월 한달동안 서울시 관련부서 협의를 거치게 된다. 여러가지 정책변수들과 상충점 등이 없는 지가 반영돼 계획이 보완되면 4,5월중 서울시의회에 상정된다. 시의회 승인 이후엔 건설교통부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계획은 올해말쯤 공고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도시기본계획은 정책 방향을 담았을 뿐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못해 일선 구청에서 계획과 어긋난 사업을 벌인다고 해서 제재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서울시는 "구청의견을 취합해서 그린 서울 도시계획의 큰 그림인 만큼 일선구청에서 계획과 크게 벗어난 사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기본계획이 집행되려면 엄청난 재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과거 20년간의 재정결산규모 추이를 반영해 분석한 결과 1백53조8천억원 가량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초기 5년동안은 해마다 5조7천억원씩, 전체 평균적으로는 연간 7조7천억원씩으로 계산됐다. 이들 계획은 서울시의 연도별 사업계획으로 잡혀 단계적으로 추진되긴 하지만 관련예산 규모가 만만치 않아 재정수요를 어떻게 충당할지가 관건으로 지적된다. 특히 이번 계획에는 노무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지방분권이나 행정수도 이전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아 행정수도 이전 등이 본격화될 경우 상당폭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