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산녹화 사업이 올해로 서른돌을 맞았다. 일제의 강제수탈과 6.25를 거치며 황폐해진 산림은 지난 73년 사업 시작 이후 빠른 속도로 변화해 30년이 지난 지금 벌거숭이 산들은 모두 파란 옷으로 갈아 입었다. 이에 따라 국토 녹화사업은 "한강의 기적"에 버금갈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산녹화 사업과 산지자원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임목축적량도 한일합방 이전의 수준을 웃돌게 됐다. 산림의 경제.환경적 기능도 대폭 향상됐다. 산림이 갖고 있는 다양한 공익기능들을 돈으로 환산한 금액은 국내총생산의 10%에 해당하는 약 50조원에 이른다. ◆성공한 치산녹화=지금까지 식목행사 등을 통해 연면적 4백7만㏊에 1백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75년 6백6억원에 불과했던 임업 총생산액은 지난 2001년 3조6백59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인공조림 면적 비율은 같은 기간 6%에서 34%로 대폭 증가했다. 또 산림의 물 저장량은 국내 수자원 총량(1천2백67억t)의 15%인 1백93억t으로 늘어 홍수 피해를 막고 빗물을 저장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산림면적은 2001년 말 현재 국유림 1천4백41㏊,공유림 4백91㏊,사유림 4천4백84㏊ 등 6천4백16㏊로 국토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산지의 97%는 숲이지만 조림 역사가 짧아 70%는 30년 이하 청년기 숲이다. 아직은 쓸 만한 나무가 적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국내 목재 수요량 2천6백23만㎥ 가운데 9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심기에서 가꾸기로=국토 녹화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임목 축적량(㏊당 67㎥)은 임업 선진국인 독일(2백68㎥),일본(1백45㎥),미국(1백36㎥) 등과 비교하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세계 평균(㏊당 1백㎥)조차도 밑돌고 있다. 산림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생활의 질이 높아지면서 목재 수요가 늘고 지구 온난화를 막는 데 산림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는 2030년 국내 목재 소비량은 4천2백만㎥로 지금보다 두배 가량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때까지 우량 천연림 1백10만㏊를 포함해 2백40만㏊의 경제림을 가꿔 임목 축적량을 ㏊당 1백57㎥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1백㏊의 해외 조림을 실시해 목재 수요의 50%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목재 자급률은 80%대로 높아진다. 일류 산림국가로 도약하려면 정책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아무 나무가 아닌 경제 수종을 골라 심고,심기보다는 가꾸기로 정책을 바꿔야 하며,산림경영을 계속하는 등의 과제가 제시되고 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