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의 기업들로부터 배우자.'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에서 경기불황에 대비하는 세계기업들에 던진 메시지다.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독일의 지멘스 등과 같이 국가경제가 어려워도 호황을 구가하는 기업은 남다른 비결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해외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 △핵심사업부문에 역량집중 △끊임없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 등을 그 공통점으로 제시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도요타와 혼다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두 회사는 일본내 수요가 부진하자 지난해 미국 자동차시장 공략에 집중,기록적인 이익을 냈다. 이들 회사 작년 매출의 70%가 미국시장에서 나왔다. 소니가 작년에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플레이스테이션2의 미국내 판매호조에 힘입었다. 이같은 사례는 지난 90년대 후반 기업실적 악화를 내수부진탓으로만 돌리던 닛산의 경영진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 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는 핵심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시켜 불황을 이겨낸 예다. 지멘스는 지난 1990년대 경쟁사들이 대거 사업확장에 나설 때 반대로 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했다. 세계 4위 반도체 메이커인 인피니온도 이때 분사돼 나왔다. 그 대신 지멘스는 회사의 핵심이라 할수 있는 엔지니어링 부문에 집중 투자,경쟁사인 알스톰과 ABB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체인인 세븐일레븐의 성공 비결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이다. 이 회사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고객관리정보 시스템을 구축,제품개발과 재고관리에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내수에만 의존하는 소매업체들에는 치명타라 할 수 있는 디플레에도 불구,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수 있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경기 불황을 탓하는 것은 경영자들에게 초라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