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잘나가던 월스트리트의 증권중개인이었다. 매년 수십만 달러의 고소득을 올렸고 수영장과 과수원이 딸린 18세기 양식의 대저택에서 살았다. 그렇지만 그는 늘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허덕거리면서 살아왔다. 직장생활 25년째 되던 어느 날 그는 직장에 사표를 던진다. 이유는 단 한가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다. 봅 그리피스의 '남은 인생만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라'(해냄)는 저자의 경험에 바탕한 에세이다. 누구에게나 변화란 두려운 일이다. 변화는 금전적인 것을 포함해 다른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한다. 게다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인식까지도 완전히 바꿔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인생의 큰 획을 긋는 사건이다. 이 책은 직업 전환을 다룬 많은 책들처럼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든지 '당신은 이런 식으로 해야만 해' 등과 같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이 책에는 '나는 이렇게 직업을 전환했다. 그리고 어려움을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해결했다'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의 경험 외에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경험들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어가면서 인생에서 직업을 바꾸는 일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이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직업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이나 아니면 자기 삶의 맛과 깊이를 더하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실천 방법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어떨까. 중요한 것은 문제를 머리속에서 맴돌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노트를 마련해서 직업 전환의 전과정을 기록으로 꼼꼼히 남겨보는 일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전한다. "권력과 명예를 지닌 자리를 포기하고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는 사실에서 느껴지는 불안이라는 장애물은 '선임 부사장'이라는 직함 뒤에 숨어 있던 나를 가치 있는 인간으로 인식할 기회가 되었다."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